주인공인 영우는 작은 도시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도시의 북쪽에 위치한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그 아파트는 1980년대에 지어진 낡은 건물로,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건물 자체는 무척 낡았지만, 저렴한 월세 덕분에 영우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았다. 그러나 이곳에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기이한 소문이 있었다.
“아파트 어딘가에, 어둠 속에서만 나타나는 남자가 있다.”
소문은 이러했다. 밤이 되면, 아파트 복도나 주차장 같은 어두운 곳에선 정체 모를 남자가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이 남자는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사라진다고 했다. 그와 마주친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그를 보고 난 뒤로 며칠 내에 불운한 일을 겪거나, 심지어 사라졌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 소문은 영우에게는 그저 허황된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성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그런 남자를 본 적이 없었고, 이 소문을 믿지 않았다.
기묘한 사건의 시작
어느 날, 영우는 늦은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고, 아파트 주변은 사람 하나 없이 고요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파트로 향하던 중, 그는 복도 끝에 어두운 그림자 같은 것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처음에는 그것이 그저 아파트의 오래된 기둥이나, 벽의 그림자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림자는 미세하게 움직였다.
'사람인가?' 영우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복도 불빛이 희미하게 비추는 그늘 속에 서 있는 한 남자의 형체를 알아차렸다. 그는 자세히 보려 했지만, 그 남자는 너무 어두운 곳에 서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옷차림도 알아보기 어려웠고, 그저 그곳에 서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영우는 순간 불안감을 느꼈다. 누군가가 늦은 밤, 아파트 복도에서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못했기에 그저 지나치기로 했다. 복도를 지나쳐 계단으로 향하는 동안, 영우는 잠시 멈춰 뒤를 돌아봤다. 그 남자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다음 날, 영우는 그 사건을 거의 잊고 평소처럼 출근을 했다. 하지만 그날 밤, 또다시 늦게 귀가한 영우는 같은 복도에서 그 남자를 다시 보았다. 이번에도 남자는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자세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 남자는 여전히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운 그늘 속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영우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 남자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영우는 며칠 동안 그 남자를 잊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그 이후로 그의 꿈에 그 남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꿈 속에서 영우는 자신의 아파트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고, 어두운 구석에서 그 남자가 서 있었다. 꿈에서는 그 남자가 점점 가까워지며 영우를 쫓아오는 것처럼 느껴졌고, 영우는 도망치려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 남자가 손을 뻗어 영우에게 닿으려 할 때마다 영우는 깨어났다. 땀이 흥건히 젖은 상태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날이 계속되었다.
영우는 결국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친구들은 그저 헛것을 본 것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일상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악몽을 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우는 그 남자가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 후로 몇 주간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한 일은 점점 영우의 일상 속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는 종종 자신의 집안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거나 잠들기 직전,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불쾌한 감각이 들었고, 방 안의 불이 꺼지면 더욱 심해졌다. 특히 욕실 거울을 볼 때, 그의 뒤에 무언가가 서 있는 것 같은 환각이 들곤 했다.
어느 날 밤, 영우는 복도에서 다시 그 남자를 보았다. 이번에는 그 남자가 영우와 훨씬 가까운 곳에 서 있었다. 바로 계단 입구 앞이었다. 그 남자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영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영우는 빠르게 집으로 돌아와 문을 잠그고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문 밖에서 무언가 미세하게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영우는 문 밖을 확인하려 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렸고, 마치 무언가가 문을 강하게 두드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몇 분 후, 소리는 사라졌고, 다시는 들리지 않았다.
다음 날, 그는 이 소름 끼치는 경험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알렸다. 그러나 관리인은 CCTV를 확인한 결과, 그날 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영우는 자신의 정신이 점점 피폐해져가고 있음을 느꼈다. 그 남자는 그를 미치게 하려는 것처럼 점점 더 그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며칠 후, 영우는 더 이상 이 상황을 견딜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결국 이 아파트를 떠나기로 결심하고 이사 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사 날 밤, 마지막 짐을 옮기고 나서 그 남자는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아파트 내부, 그의 집 문 앞에 서 있었다. 영우는 눈을 질끈 감고 문을 닫으려 했지만, 그 남자가 손을 뻗어 문을 막았다. 그리고 그 순간, 영우는 그 남자의 얼굴을 처음으로 보았다.
남자의 얼굴은 무표정하고, 마치 생명이 없는 듯한 공허함이 가득했다. 그 순간, 영우는 몸이 얼어붙었고,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남자는 천천히 입을 열었고, 깊고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내 다음이다."
그 말을 남긴 후, 남자는 사라졌다. 영우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깨어났을 때는 병원에 있었다. 의사는 그가 탈진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말했다. 이후로 영우는 그 남자를 다시는 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채, 새로운 집에서도 불안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어둠 속의 남자'는 단순한 공포심리에서 출발한 괴담이지만, 그 속에는 사람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무언가가 있다. 영우가 겪은 경험은 단순한 환각이었을까, 아니면 실제로 존재하는 무언가가 그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일까? 사람들은 아직도 이 아파트에 남아 있는지조차 모를 남자의 정체를 두려워하며, 그 어둠 속에서 다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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