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새벽 3시, 거울 속은 3시 47분이었다
“내 방 거울 속 시계는… 늘 나보다 느리게 흐른다.”
고장 난 거울 시계
나는 중고 거래로 예쁜 탁상 거울을 하나 샀다.
상단에는 아날로그 시계가 달려 있었는데,
작동하지 않아 그냥 장식용으로 두었다.
처음엔 아무렇지 않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거울 속 시계의 바늘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걸 느꼈다.
“고장난 게 아니었나…?”
하지만 이상하게도,
항상 ‘3시 47분’에서 멈춰 있었다.
새벽 3시, 처음으로 마주친 시선
그날도 새벽까지 작업을 하다가 거울을 스치듯 봤다.
근데...
내 모습이 아니었다.
고개는 돌리지 않았는데,
거울 속의 ‘나’는 미세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얼어붙었다.
“잘못 본 걸 거야...”
불을 켜고 다시 봤을 땐
모든 게 정상이었다.
멈춘 시각, 반복되는 현상
이후로 매일 새벽 3시가 되면
거울 속 시계는 다시 ‘3:47’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각이 되면
거울은 아무 빛도 반사하지 않았다.
무광택 유리처럼
깊은 어둠만이 번지고 있었다.
전 주인의 쪽지
호기심에 중고 판매자의 후기를 검색하던 중,
그 사람이 올린 마지막 게시글을 보게 됐다.
“3시 47분은… 제가 본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그 뒤로 저는 지금도 거기에 있습니다.”
더 이상 설명은 없었고, 계정은 삭제되어 있었다.
지금은 새벽 3시 46분
글을 마무리하며 시계를 보니
지금은 새벽 3시 46분이다.
나는 오늘도 무심코 거울을 바라봤고,
그 속에서 미세하게 떨리는 ‘나’의 어깨를 봤다.
그런데…
지금 난, 분명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시간이란 건 언제나 일정하게 흐른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흐름이 거울 속에서만 다르게 움직인다면?
그리고…
그 ‘나’가
진짜 내가 아닐 수도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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