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나폴레옹과 스핑크스의 코: 전설과 진실

 

역사 속에는 수많은 전설과 미스터리가 얽혀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집트 스핑크스의 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고대 이집트의 상징적 유물인 스핑크스는 길이 73미터, 높이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석상으로, 피라미드 앞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아는 스핑크스는 그 위엄을 잃은 채 코가 없어져 있습니다.

 

 

이 코의 상실에 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바로 나폴레옹과 관련된 전설입니다.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침략했을 때 대포로 스핑크스의 코를 날렸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과연 사실일까요? 이 전설의 진실과 역사적 배경을 탐구해보겠습니다.

 

1. 스핑크스의 코에 얽힌 전설

 

 

프랑스의 영웅이자 황제였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는 1798년부터 1801년까지 이집트를 침공하며 이집트 전역을 점령했습니다. 그의 이집트 원정은 단순한 군사적 목적뿐 아니라 과학적, 문화적 탐사도 포함된 원정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100명 이상의 과학자와 학자들을 데리고 갔으며, 이들은 고대 이집트 유적을 연구하고 기록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이집트 원정 당시 나폴레옹이 스핑크스를 바라보며 대포로 그 코를 쏴 파괴했다는 이야기는 이후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폴레옹이 자신의 위대함을 과시하기 위해 고대 문명을 파괴하려 했다는 이미지와 맞아떨어졌고, 점차 사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전설이 사실일지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과연 스핑크스의 코는 나폴레옹의 대포에 의해 파괴된 것일까요?

 

2.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과 스핑크스의 상태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당시 유럽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는 프랑스를 유럽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이집트 정복을 계획했으며, 이 과정에서 그가 가져온 유물과 연구는 서양의 이집트학을 탄생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원정 동안 나폴레옹과 그의 학자들은 스핑크스를 포함한 이집트 유적들을 조사했으며, 그들의 보고서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스핑크스를 조사한 학자들의 기록에는 스핑크스의 코가 이미 파손된 상태였다는 사실이 나옵니다. 즉, 나폴레옹이 이집트에 도착했을 때 스핑크스의 코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대포로 코를 날렸다는 전설이 사실이 아님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스핑크스의 코는 언제, 그리고 왜 파손되었을까요?

 

3. 스핑크스의 코는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가?

 

 

스핑크스의 코가 사라진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널리 인정되는 이론은 14세기에 활동한 이집트의 수피 신비주의자 무함마드 사임 알 다흐르에 의해 파손되었다는 것입니다.

무함마드 사임 알 다흐르는 당시 이슬람교와는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이교적인 풍습에 반대했습니다. 그는 이집트인들이 스핑크스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보고 이를 우상 숭배로 여겨, 스핑크스의 코를 파괴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사건은 1378년경에 일어났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침략하기 약 400년 전의 일입니다.

 

또한 스핑크스의 얼굴을 연구한 학자들은, 코가 인위적인 충격에 의해 파손된 흔적이 남아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자연적인 침식이나 오랜 세월에 걸친 풍화작용에 의해 사라진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코의 파손은 외부의 인간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4. 나폴레옹과 이집트: 유산과 오해

 

 

나폴레옹이 스핑크스의 코를 날렸다는 전설은 사실이 아니지만, 그가 이집트에 남긴 흔적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서구에서 이집트학이 태동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유럽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집트의 유적과 문화를 기록한 나폴레옹의 학자들은 **‘Description de l’Égypte’**라는 방대한 책을 출판했으며, 이 책은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중요한 자료로 오늘날까지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로제타 스톤(Rosetta Stone) 발견으로 이어졌습니다. 로제타 스톤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를 통해 고대 이집트 문명의 많은 비밀들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나폴레옹이 이집트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핑크스의 코에 관한 전설은 나폴레옹의 이미지에 오랫동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역사 속에서 그는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라 문화와 과학에도 깊이 관여한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전설들은 그의 업적을 왜곡된 방식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5. 전설과 역사의 경계

 

 

역사는 때때로 사실과 전설이 뒤섞이면서 전해집니다. 나폴레옹이 스핑크스의 코를 대포로 날렸다는 이야기는 흥미롭고 인상적이지만, 실제로는 역사의 왜곡에 불과했습니다. 스핑크스의 코는 이미 나폴레옹 이전에 사라졌으며, 그 원인은 이슬람 종교 지도자에 의해 파괴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설은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회자되었고, 나폴레옹에 대한 이미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처럼 전설은 종종 역사의 진실을 가리기도 하지만, 역사는 이를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조사되고 연구됩니다. 스핑크스의 코 이야기는 전설이 어떻게 형성되고 퍼져 나가는지, 그리고 그것이 역사적 사실과 어떻게 엇갈리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결론: 스핑크스와 나폴레옹, 그리고 진실의 힘

 

 

스핑크스의 코에 얽힌 전설은 한때 나폴레옹의 이름과 함께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러나 진실을 추구하는 역사 연구자들은 이를 바로잡았고, 우리는 오늘날 그 전설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스핑크스의 코를 파괴하지 않았지만, 그의 이집트 원정은 고대 이집트 문명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역사 속에서 전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시에, 진실을 추구하는 역사 연구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줍니다.